• "1600년 전 화성지역은 백제의 주요 거점"
  • 향남읍 요리 일대서 금동관모-신발 출토...경기지역 처음
  •  경기도 화성시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택지개발지구 내 간선도로 공사 구간에서 백제 시대 금동관과 금동신발을 포함한 4세기 후반∼5세기 전반의 유물이 대거 출토됐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한국문화유산연구원(원장 박상국)은 26일 화성시 발안~양감사이 동서간선도로가 지나가는 향남읍 요리 일대 11개 유적 가운데 H 지점 1853㎡(약 560평)을 발굴한 결과, 목곽묘(木槨墓, 덧널무덤) 1기와 분구묘(墳丘墓) 1기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목곽묘에서는 금동관모(金銅冠帽, 금동으로 만든 모자), 금동식리(金銅飾履, 금동으로 만든 신발), 금제이식(金製耳飾, 금으로 만든 귀고리), 환두대도(環頭大刀, 둥근 고리가 있는 고리자루칼) 등 장신구가 출토됐다.

     또 등자(?子, 말을 탈 때 발을 디딜 수 있도록 만든 안장에 달린 발 받침대), 재갈을 비롯한 마구류(馬具類), 성시구(盛矢具, 화살을 휴대하기 위해 담는 통) 등 다양한 유물도 부장됐다.

     특히 내부에서 꺾쇠와 관못이 정연하게 확인돼 목곽 내부에 안치했던 목관(木棺)의 결구(結構)와 제작방법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학술자료들을 확보하게 됐다.

     이번에 출토된 금동관모의 외면에는 삼엽초화문(三葉草花文)이 투조(透彫, 면을 도려내어 일정한 형상

     

     

    '환두대도' 출토 모습. (문화재청 제공)

     

     

    을 나타내는 조각법)돼 있으며, 대륜부(帶輪部, 일정한 폭을 가진 띠 모양)의 내면에는 백화수피(白樺樹皮, 자작나무 껍질)제 내관(內冠)이 들어있어 현재 긴급 보존처리 중이다.

     이런 금동관모의 양상은 공주 수촌리 1호 토광묘, 고흥 길두리 안동고분, 합천 옥전 23호분 출토품과 유사해 금동관모의 변화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꺾쇠와 관못을 사용한 목관의 결구 방법은 공주 수촌리 고분군과 비슷하며 목곽의 모서리에 철정(鐵鋌, 덩이쇠)을 매납하는 방법은 오산 수청동 고분군, 서산 기지리·부장리 고분군과 매우 유사하다.
     금동관모, 금동식리, 환두대도 등 유물 출토는 4~5세기 경기도 화성 지역이 백제의 지방 주요 거점지역이었음을 알려주는 최고의 위세품(威勢品)에 해당하는 것으로, 경기 지역에서 최초로 출토됐다는 점에 큰 의의를 둘 수 있다.

      한편 내부조사를 추진 중인 분구묘는 경기 지역에선 김포(운양동, 양곡·양촌 유적)에 이어 두 번째로 발견됐다.

     분구묘는 미리 흙이나 돌로 봉분과 같은 분구를 조성하고 그 위에 매장시설을 만드는 무덤양식이다.

     내부조사가 완료되면 분구묘의 축조와 확산과정 등을 규명할 수 있는 학술적 자료들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화성시 향남읍 요리 주변에선 길성리토성을 비롯하여 소근산성 등의 관방유적(關防遺蹟)과 마하리·당하리 고분군, 발안리 마을유적, 기안리 제철유적 등 삼국 시대 대규모 유적군이 발굴된 바 있다.

     특히 1930년대 일괄출토품으로 신고돼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대금구(帶金具, 허리띠 장식품), 환두대도, 각종 마구류 등이 출토된 ‘화성 사창리 산 10-1번지 유적’은 요리 일대와 불과 100m 거리 에 있어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유산연구원 관계자는 "목곽묘에 대한 마무리조사와 분구묘 내부조사를 통해 4~5세기 백제의 중앙과 지방 세력 간 정치적 관계를 규명할 수 있는 새로운 자료가 발굴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글쓴날 : [14-05-2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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