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재선을 위한 정치후원금이 1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연방선거위원회(FEC)가 지난 10월 15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층인 소액기부자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소액기부자들이 전체 모금액의 5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힐러리, 매캐인 같은 거물정치인들은 소수의 거대기업과 재력가들로부터 대규모의 자금을 받아온 반면, 실제 전국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소액기부금을 근거로 월가에서는 2008년 오바마의 당선과 2016년 트럼프의 당선을 조심스럽게 점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이런 소액기부문화는 미국정치인들을 거대자본으로부터 자유롭게 하였고, 미국의 자유롭고 다양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가능하게 해주는 버팀목이 되어왔다.
요즘 우리나라는 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절대로 정치인들에게 한 푼도 줄 수 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더욱이 요즘 정치자금으로 주차위반 과태료를 내거나, 임기 말 공천에서 떨어지자 자신과 관련 있는 단체에 거액후원금을 내고 후원금을 땡처리로 소진하는 등 일부 정치인의 정치자금 오남용 보도가 정치자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언론보도에 모두가 편승한다면 우리가 진정 깨끗하고 유능한 정치신인의 등장을 내심 바라면서도, 그들의 등장을 원천적으로 막아버리는 오류를 스스로 범하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정치인이 금권으로부터 자유로운 정치활동을 하도록 우리나라 정치후원금 제도는 ‘법인’ 또는 ‘단체’의 정치후원금을 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소액후원금 제도는 더욱 절실한 데도 말이다.
평소 눈여겨봤던 정치인이 있다면 우리는 정치자금법의 취지대로 소액으로 희망과 바람을 담은 후원금을 전할 수도 있고, 한국정치를 위해 특정 정당·정치인에 상관없이 기탁금으로 기부할 수도 있다. 게다가 10만원까지는 전액 세액으로 공제되며 1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비율에 따라 소득공제까지 받을 수 있다.
이런 소액의 후원금 기부는 유권자의 강력한 의무이자 권리인 투표권 못지않게 자신과 비전을 공유하는 정치인이 대기업, 거대 노조 등 특정 이익세력에 휘둘리지 않게 하고 진정 다수 국민을 위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정치신인으로 거듭나도록 키워주고 보호해줄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으로 기능하는 셈이다.
정치후원금기부는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정치후원금센터(www.give.go.kr)를 이용해 신용카드, 신용카드 포인트, 계좌이체, 휴대폰 소액결제 등 다양한 소액기부를 할 수 있다. 특히 공무원과 사립학교교원은 선거관리위원회에 기탁하는 방법으로만 정치자금 후원이 가능하다는 점도 함께 알려드리는 바이다.
투명하고 건전한 정치후원금으로 건강하고 비옥한 정치토양을 일궈주면 황량해 보이는 이 땅에도 조만간 화사한 꽃도 피고 튼튼한 나무도 자라서 산림이 우거지는 그 날이 생각보다 빨리 오지 않을까?